[강원도민일보 양희문 기자]1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로 각종 행사와 모임 등이 사라지면서 강원도내 화훼농가들이 극심한 경영난을 호소,꽃 농사를 포기하고 채소나 과실류 등 다른 작물로 재배 품목을 바꾸는 농가들이 속출하고 있다.

코로나19가 1년2개월째 이어지면서 강원도내 화훼농가는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다.꽃축제,졸업식 등 모든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판로가 막혔기 때문이다.특히 대부분의 꽃 소비가 행사용 판매로 이뤄지기 때문에 화훼농가의 피해는 더욱 극심하다.강릉에서 백합농장을 운영하는 최명식(64)씨는 “작년에 인건비를 제외하고 7500만원을 들여 백합 15만 그루를 심었는데 꽃을 겨우 4000만원밖에 못 팔아 크게 적자가 났다”며 “올해도 비슷하게 심긴 했는데 작년 매출 정도를 기록한다면 농가를 정리해야 할 판”이라고 토로했다.

버티지 못한 일부 화훼농가는 올해 꽃 농사를 아예 포기하거나 고추 등 다른 작물로 재배 품목을 바꾸고 있다.강릉의 한 화훼농가는 30년 가까이 이어온 백합 농사를 포기하고 고추 모종을 키우고 있다.농장주 이기호(61)씨는 “지난해 너무 큰 손해를 봐서 올해 1월부터는 꽃 대신 고추 모종을 키우는데 집중하고 있다”며 “나 말고도 여러 화훼농들이 꽃 농사를 포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제지역 화훼농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인제의 경우 백합농장이 12곳 있는데 모든 농장이 백합 재배면적을 크게 줄이고 그 자리에 오이나 토마토를 재배하고 있다.인제의 한 화훼농 김경구(59)씨는 “꽃을 재배해도 팔지를 못해 계속 적자인 상황에서 새 활로를 개척해야 했다”며 “2000평 중 절반은 백합을 재배하고,나머지는 토마토를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지자체가 진행하는 ‘꽃 소비 촉진 운동’ 등 화훼농가 살리기 캠페인이 최근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행사가 없는 이상 도내 화훼농가를 돕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전멸 직전인 강원도 화훼농가를 살리기 위해 정부의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덕준 한국농업경영인강원도연합회 감사(한국백합생산자 중앙연합회 수석부회장)는 “화훼농가 살리기 캠페인 대부분이 일회성이라 궁극적으로 화훼농가에 큰 도움이 되지 못 한다”며 “현재 화훼산업의 절반이 수입인데 강원도 화훼농가가 무너지면 100% 수입에 의존하게 되기 때문에 재난지원금 등 정부가 화훼농가를 돕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양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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