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국제곡물값 급등으로 축산농가의 경영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됨에 따라 내년에 신규로 배합사료 현금구입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배합사료 가격안정을 위해 사료업체에 대한 내년도 원료구매자금 지원을 올해보다 350억원 늘리기로 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20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국제곡물값 급등 대응방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먼저 축산농가의 사료 외상구입에 따른 자금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현금구매지원자금 500억원(융자금)을 신규로 내년 예산안에 반영했다.

　축산농가들은 운영자금에 여유가 없어 배합사료의 50% 정도는 외상으로 구매해 쓰는 게 일반적이다. 이 경우 연 12~18%의 이자에 해당하는 부담을 져야 하기 때문에 농가경영에 큰 압박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농가들이 현금구매를 할 수 있도록 자금을 융통해 주기로 한 것이다. 현금구매시 농가는 외상거래에 비해 훨씬 저렴하게 사료를 구매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농식품부는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향후 사료곡물 도입가격 상승에 대비해 사료업체와 축산농가의 경영부담을 완화하는 차원에서 사료업체에 대한 원료구매자금 지원규모를 올해 600억원에서 내년에 950억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는 국내 곡물업계가 8월16일 현재 올 곡물 수입수요 물량의 98%를 확보(밀·콩·옥수수 1,426만t 중 1,391만t)해 연말까지 수급에는 문제가 없으나 내년 초부터는 최근의 국제곡물값 급등 파장이 본격화될 것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다.

　국내 조사료 추가 확보방안도 추진된다. 농식품부는 최근 군부대 내 조사료 자원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국방부와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와 국방부는 이달 말까지 지자체를 통해 군부대 내의 조사료 활용가능 자원 현황을 파악한 뒤 9월 중에 지역별 조사료 활용 세부계획을 수립, 시·군, 군부대, 농협간 협력약정을 체결해 본격적인 조사료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국방부는 欖� 3군 본부 등 예하부대에 각 지자체의 조사료 생산 관련 협조 요청시 적극 협력하도록 지시했다.

　수입곡물을 국산으로 대체하는 방안도 본격화된다. 농식품부는 국산밀 생산량을 올해 4만2,000t에서 내년에 7만5,000t으로 확대키로 했다. 늘어나는 물량에 대해서는 군급식 공급 1만t, 주정용 공급 3만t 등의 신규 고정수요를 확보해 수급안정을 이룬다는 복안이다.

　또 농식품부는 내년도 국산콩 수급불안에 대비해 오는 10월 342억원의 예산 범위 내에서 약 7,000t의 국산콩을 시가수매하기로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내년에 국내 콩값 상승시 수매가격 수준으로 방출함으로써 수급안정을 기대할 수 있고 중장기적으로 국산콩 자급률 제고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경석 기자 kslee@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