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의 농림예산(경지면적당) 규모가 시·군별로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이 가장 많은 경남 통영시의 경우 1㏊당 농림예산이 1,460만원에 달하는 반면 가장 적은 지자체는 250만원에 불과했다. 예산이 가장 많은 지자체와 가장 적은 지자체의 차이는 5.8배에 달했다. 농림예산 상위 20개 시·군의 평균 예산 규모는 하위 20개 시·군의 3.3배였다.

이 같은 사실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수행한 ‘지방자치단체의 농업부문 투·융자 실태와 정책과제’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농경연은 농업 규모가 작거나 광역시 등에 속해 있는 지자체 등을 제외한 전국 134개 시·군의 2010년 농림예산 규모를 비교 분석했다. 자료는 지방재정연감을 사용했다.

분석 결과 농림예산 규모가 큰 시·군일수록 경지면적이 작고 산림면적이 넓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산림지역이 많아 조건이 불리한 지자체일수록 다른 산업 유치에 한계가 있어 농업에 많은 예산을 투입한다는 얘기다. 농업을 육성해 지역사회를 유지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재정자립도가 낮은 시·군이 농림예산은 오히려 더 많은 경향을 보였다. 이는 재정자립도가 높은 지자체가 농업에 대한 투자도 많을 것이라는 일반적인 생각과는 다른 의외의 결과다. 결국 재정자립도가 낮다고 해서 농림예산 배정이 제약을 받는 것이 아니고 지자체의 농업 육성 의지에 따라 농림예산 규모가 달라진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박준기 농경연 연구위원은 “시·군별 농림예산은 해당 지자체의 재정자립도와 상관없이 지역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중요도에 따라 많은 차이가 나고 있다”며 “농림예산이 적은 시·군의 경우 농업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감안해 보다 적극적인 농림예산 확보 및 투자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자체 재정자립도가 낮다고 해도 노력 여하에 따라 농림예산을 얼마든지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연구 결과가 보여 준다”며 “특히 시장·군수 등 지자체장들의 정치적인 노력도 농림예산 확보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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